응급실 음주운전 정식재판에서 40대 아버지가 딸의 열성경련 경위를 밝혀 약식명령보다 낮은 벌금형을 받은 사례
벌금형
사건의 개요
새벽에 열성경련을 일으킨 네 살 딸을 태우고 응급실까지 음주운전을 한 40대 아버지가 정식재판에서 운전 경위를 밝혀 6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은 사례입니다. 의뢰인은 혈중알코올농도 0.134%로 측정돼 벌금 1,0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받았는데, 이는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가 정한 0.08% 이상 0.2% 미만 구간 벌금의 상한이었습니다. 의뢰인은 딸이 경련을 일으킨 위급한 상황이었다는 점을 법정에서 설명하고 싶다며 정식재판을 청구했고, 그 뒤 법무법인 KB와 함께 재판을 준비했습니다.
응급실 음주운전 정식재판에 이르기까지의 경위
의뢰인은 경기도의 한 아파트에서 아내, 네 살 딸과 함께 사는 41세 회사원으로, 운전면허를 딴 뒤 19년 동안 음주운전이나 교통사고로 처벌받은 적이 없었습니다.
✔ 딸의 경련 직후 혈중알코올농도 0.134% 상태로 운전한 것이 형법 제22조 제1항의 긴급피난으로 위법성이 없어지는지
✔ 긴급피난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운전에 이른 동기와 경위를 형법 제51조의 양형 조건으로 어느 정도 반영할지
✔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의 0.08% 이상 0.2% 미만 구간에서 벌금 상한인 1,000만 원으로 정해진 약식명령의 액수가 이 사건의 사정에 맞는지
2026년 3월 13일 금요일 밤, 간호사인 아내가 야간 근무를 나간 사이 의뢰인은 집에 찾아온 친구와 21시부터 다음 날 0시 30분까지 소주를 마셨고, 친구는 0시 40분쯤 돌아갔습니다. 3월 14일 1시 40분쯤 잠들어 있던 딸이 39.8℃의 고열과 함께 2분가량 몸을 떨며 경련을 일으켰고, 경련은 멈췄지만 딸은 축 처진 채 부르는 말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습니다.
의뢰인은 1시 44분 택시 호출 앱을 켰으나 3분 동안 배차가 되지 않자 1시 48분 딸을 뒷좌석 카시트에 태우고 직접 운전해 2.7km 떨어진 대학병원 응급실로 향했고, 1시 57분 응급실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119에는 신고하지 않았는데, 구급차를 기다리기보다 직접 가는 것이 빠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나중에 진술했으며, 차량 블랙박스에는 집에서 응급실까지 9분 동안의 주행 장면이 녹화돼 있었습니다.
딸을 안고 뛰어 들어가는 의뢰인에게서 술 냄새를 맡은 병원 보안요원이 신고했고, 2시 35분 도착한 경찰은 2시 41분 호흡측정으로 혈중알코올농도 0.134%를 확인했습니다. 의뢰인은 현장에서 술을 마신 사실을 곧바로 인정하고 측정에 응했으며, 딸은 단순 열성경련으로 진단받아 해열 치료를 받고 그날 아침 귀가했습니다. 의뢰인의 운전면허는 형사 사건과 별도로 도로교통법 제93조에 따라 4월에 취소됐습니다.
검사는 5월 의뢰인이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을 어겼다며 약식기소했고, 법원은 6월 2일 벌금 1,000만 원의 약식명령을 내렸습니다. 6월 5일 약식명령을 송달받은 의뢰인은 딸의 상태 때문에 운전대를 잡을 수밖에 없었던 사정을 재판에서 설명하고 싶다며 6월 9일 정식재판을 청구했습니다.
응급실 음주운전 정식재판에서 법무법인 KB가 한 일
의뢰인이 바란 것은 무엇보다 그날 왜 운전대를 잡았는지를 법정에서 설명하는 것이었고, 법무법인 KB는 긴급피난 주장이 받아들여지기 어려운 사정까지 의뢰인과 먼저 공유한 뒤 운전 경위를 분 단위로 복원하는 일과 양형 자료를 갖추는 일의 두 갈래로 재판을 준비했습니다.
조력 포인트 | ① 법원 기록 열람과 분 단위 시간표
정식재판이 청구된 사건은 기록이 이미 법원에 넘어가 있어, 법원에서 수사기록을 열람·복사해 신고 경위와 측정 결과를 확인했습니다. 여기에 택시 앱의 호출 기록과 블랙박스 영상, 응급실 접수 기록을 더해 1시 40분 경련부터 1시 57분 도착까지를 분 단위 시간표로 만들었습니다.
블랙박스에는 9분 동안 신호를 지키며 제한속도 안에서 달린 장면과 뒷좌석에서 들리는 딸의 신음이 담겨 있어, 운전의 목적이 응급실 도착 하나였다는 점을 보여 주는 자료로 냈습니다.
조력 포인트 | ② 긴급피난 주장의 구성
형법 제22조 제1항은 자기 또는 타인의 법익에 대한 현재의 위난을 피하기 위한 행위에 상당한 이유가 있으면 벌하지 않는다고 정하고 있어, 고열과 경련이라는 딸의 위급한 상태가 현재의 위난에 해당한다는 점을 응급실 진료기록으로 정리했습니다.
판례는 상당한 이유를 따질 때 그 행위가 위난을 피할 유일한 수단이었는지를 엄격하게 보기 때문에, 택시 호출이 3분 동안 이뤄지지 않았던 기록을 들어 다른 수단을 먼저 시도했다는 점을 주장하되 이 대목이 가장 어려운 쟁점이라는 점도 의뢰인에게 미리 설명했습니다.
조력 포인트 | ③ 운전 거리와 위험의 크기
운전 거리는 2.7km, 시간은 9분이었고 새벽이라 도로가 한산했으며 사고나 다른 사람의 피해가 없었다는 점을 블랙박스와 도로 사진으로 정리했습니다.
의뢰인이 응급실 앞에 차를 세운 뒤 다시 운전하지 않고 경찰이 올 때까지 병원 안에서 딸 곁을 지켰다는 점도 보안요원의 진술로 확인했습니다.
조력 포인트 | ④ 재발을 막기 위한 준비
의뢰인은 재판 전까지 음주운전 예방 교육 6시간과 알코올 사용에 관한 상담 4회를 마쳤고, 법무법인 KB는 이수증과 상담 기록을 양형 자료로 냈습니다.
집 냉장고에 119 신고 방법과 가까운 소아 야간 진료 병원 목록을 붙여 두고, 술을 마시는 날에는 차 열쇠를 현관 보관함에 넣고 비밀번호는 아내만 알도록 한 가족의 약속을 아내의 진술서로 함께 제출했습니다.
조력 포인트 | ⑤ 형법 제51조의 사정 정리
형법 제51조가 양형에서 참작하도록 한 범행의 동기와 수단, 결과, 범행 뒤의 정황에 맞춰 딸의 응급 상황이라는 동기, 짧은 거리와 사고 없음, 현장에서 음주 사실을 바로 인정한 태도를 항목별로 정리했습니다.
19년 동안 처벌 전력이 없다는 점과 회사 동료들의 탄원서도 함께 내, 벌금 액수를 구간 하한 쪽으로 정해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조력 포인트 | ⑥ 정식재판에서의 형의 범위
피고인만 정식재판을 청구한 사건에서는 약식명령보다 무거운 종류의 형을 선고할 수 없다는 형사소송법 규정이 있어 징역형으로 바뀔 위험은 없었지만, 같은 벌금형 안에서 액수가 오를 수는 있다는 점을 재판 전에 의뢰인에게 설명했습니다.
그 위에서 0.134%가 0.08% 이상 0.2% 미만 구간의 가운데쯤이라는 점과 약식명령의 1,000만 원이 그 구간 벌금의 상한이라는 점을 짚어, 이 사건의 사정이 상한에 맞는지 다시 판단해 달라고 했습니다.
응급실 음주운전 정식재판의 결론
법원은 2026년 10월 22일, 딸의 고열과 경련이 현재의 위난이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119 신고처럼 위험이 적은 다른 수단을 먼저 쓸 수 있었고 혈중알코올농도 0.134% 상태의 운전은 딸과 다른 사람을 더 큰 위험에 빠뜨릴 수 있었다며 긴급피난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운전에 이른 동기와 짧은 운전 거리, 사고가 없었던 점, 처벌 전력이 없고 재발 방지 노력을 기울인 점을 참작해 약식명령의 1,000만 원보다 낮은 벌금 600만 원을 선고했고, 검사와 의뢰인 모두 항소하지 않아 이 벌금형은 그대로 확정됐습니다.
• 1시 40분 경련부터 1시 57분 응급실 도착까지를 택시 앱 기록·블랙박스·응급실 기록으로 맞춘 시간표
• 2.7km·9분의 짧은 운전과 사고가 없었다는 점, 현장에서 음주 사실을 바로 인정한 태도
• 예방 교육과 상담 이수, 차 열쇠 보관 방식을 바꾼 가족의 약속 등 재발 방지 자료
아이가 위급한 순간이라도 술을 마신 상태의 운전은 형법 제22조의 긴급피난으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그 운전이 위난을 피할 유일한 방법이었는지, 더 위험이 적은 길은 없었는지를 엄격하게 보기 때문에 119 신고나 다른 이동 수단이 남아 있었다면 위법성이 없어지기는 쉽지 않습니다. 다만 같은 음주운전이라도 운전에 이른 동기와 거리, 사고 유무, 그 뒤의 태도는 형법 제51조의 양형 사정으로 반영될 수 있으므로, 약식명령의 액수가 사정에 비해 무겁다고 판단되면 송달받은 날부터 7일 안에 정식재판을 청구할지 검토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운전면허 취소는 형사 재판과 별도로 진행되는 행정처분이어서 면허에 관한 불복 기간도 따로 챙겨야 하고, 택시 호출 기록이나 블랙박스 영상처럼 그날의 시각이 찍힌 자료는 시간이 지나면 지워지기 쉬우므로 사건 직후 바로 보관해 두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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